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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정보

피부도 미니멀리즘

몇 년 전에 머리와 몸이 가려워져서 긁기 시작했습니다. 가려워서 긁으면 각질과 상처가 생기고 더 심하게 가려워졌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점점 심해져서 피부과에 갔습니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이 머리에 바를 수 있는 액체로 된 약과 몸에 바를 연고, 먹는 약을 처방해주었습니다. 주사를 처방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약을 먹고 바르니까 상태가 괜찮아졌지만 그때 뿐이었습니다. 피부과 여러 곳을 가봤지만 약만 조금씩 다를 뿐 처방은 똑같았습니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은 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했고 일주일 정도 약을 먹고 바르라고만 했습니다.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으니 약을 끊으면 다시 가려워졌고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그러다가 아토피로 고생하던 지인이 추천해 준 피부과에 갔습니다. 피부과 원장님이 피부에 최대한 자극을 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세안제, 화장품 등 각종 화학 제품을 쓰지 말고 물로만 씻으라고 했습니다.

 

화학 제품을 버리려고 물건을 모았을 때 이렇게 많은 화학 제품을 제 피부에 아무 생각없이 바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립앤아이리무버, 폼클렌징, 클렌징오일, 비누, 바디워시, 바디스크럽, 샴푸, 트리트먼트, 헤어에센스, 스킨, 로션, 앰플 등 기초화장품, 각종 메이크업제품까지 제 피부에 너무 많은 화학 제품을 쓰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종류인데 브랜드만 다른 제품들도 많았습니다. 그 많은 제품 중 단 하나도 유통기한 안에 다 쓰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써온 사람이라서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안 해도 괜찮을까 처음에는 불안했습니다. 원장님도 물로만 씻으신다는데 피부가 너무 좋으셔서 믿고 따라해 보기로 했습니다.

 

물로 씻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피부가 땡기고 가렵고 안 맞는 화장품을 발랐을 때처럼 피부가 확 뒤집어졌습니다. 하얗게 각질도 생겼습니다. 몸에도 등과 가슴에 뾰루지가 나고 가려웠습니다. 얼굴과 몸에 난 뾰루지가 점점 없어지고 가려움이 없어졌습니다. 몇 달이 지나자 아기 피부처럼 보송보송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얀 각질이 일어날 때도 있는데 세수하면 없어집니다. 머리는 원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밀가루풀 샴푸를 만들어 썼습니다. 밀가루풀 샴푸는 밀가루풀을 만들어서 샴푸 대신 쓰는 것입니다. 밀가루 속 녹말 성분이 두피에 있는 각질과 노폐물, 피지를 흡착하고 냄새를 없애며 유분을 제거합니다. 밀가루 속 비오틴 성분은 두피와 모근에 영양을 공급합니다. 물로만 감았을 땐 머리가 떡이 지고 비듬에 가려움증에 괴로웠는데 비듬이 없어지고 머릿결도 부드러워지고 더 이상 가렵지 않습니다. 머리카락도 덜 빠집니다. 물 세안을 해서 피부가 회복하는 기간은 평균 1년이라고 합니다. 화장품을 많이 쓰고 피부과 관리나 시술을 많이 받은 사람은 그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합니다.

 

평소에 건강한 생활을 하면 피부는 더 빨리 좋아집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채식 위주로 제때 먹기, 담배는 끊고 술과 커피는 멀리하기, 화학 제품 쓰지 않거나 줄이기, 적당히 운동하기, 스트레스 관리하기 등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건강한 생활 습관입니다. 몸 속이 건강하면 겉 껍데기인 피부도 건강합니다. ‘아름다운 피부는 무엇일까’, ‘건강한 피부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피부의 기준은 누가 만들었을까’, ‘아름다운 피부는 화장품 광고 속 모델처럼 광채가 나고 잡티 없이 뽀얀 모습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화장품이나 각종 시술로 반짝이는 피부를 만들려고 합니다. 피부는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서 우리는 아무리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이영애 같은 피부를 가질 수 없습니다. 짧은 순간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위한 인공적인 것은 피부 건강을 더 나쁘게 만듭니다. 피부는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본질을 보게 합니다. 피부를 있는 그대로 보게 만듭니다. 저는 광채가 나지 않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름과 잡티도 있지만 안색이 맑고 매끈한 피부가 더 건강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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